
스위스 파이널스파크(FinalSpark)를 비롯한 전 세계 연구팀들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뇌세포로 수퍼컴퓨터를 만드는 '바이오 컴퓨팅' 연구에서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파이널스파크는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서 유래한 신경 오가노이드(3차원으로 배양한 인공 장기) 16개를 연결해 저전력 생물 컴퓨터 구현에 성공했다. 연구자들은 뇌 오가노이드에 전기 신호를 보내거나 받아, 컴퓨터 회로처럼 '입력→처리→출력'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가노이드 생존 기간을 4개월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바이오 컴퓨터는 '웨트웨어(Wetware)'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불린다. 살아 있는 조직으로 구성된 '생명 기반 하드웨어'라는 뜻으로, 실리콘 칩 대신 살아 있는 신경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계산한다. 웨트웨어는 인간의 뇌처럼 적응하고, 학습하고, 스스로 연결을 바꾸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파이널스파크와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는 최근 뇌 오가노이드가 로봇 손가락의 촉각 센서로 읽은 점자 데이터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구분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오가노이드 하나를 사용했을 때 정확도가 61%였지만, 세 개를 사용하자 83%까지 향상되었다. UC샌디에이고의 앨리슨 무오트리 교수는 뇌 오가노이드 250개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기름 유출이 발생할 경우 확산 경로를 예측하도록 훈련하는 산업적 과제에 바이오컴퓨팅을 적용하고 있다. 호주 코티컬 랩스는 2022년 뇌세포에 '퐁' 게임을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고, 2025년에는 세계 최초 상업용 생물 컴퓨터 'CL1'을 공개했다. 미국 코니쿠 코어는 인공 뉴런과 반도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장치로 냄새나 화학물질을 감지해 폭발물, 마약, 암 같은 질병을 감별하는 센서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 컴퓨터는 큰 전력 소비 없이 슈퍼컴퓨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AI와 초저전력 컴퓨터 개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