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1일 ASCO 2026에서 Revolution Medicines는 췌장암 신약 daraxonrasib의 500명 후기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1차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서 표준 항암제 대비 사망 위험을 60% 줄였고, 생존 기간 중앙값은 6.7개월 → 13.2개월로 사실상 2배가 됐다. 종양 진행을 멈추거나 줄인 비율은 시험군 33.2%(G12 변이군) 대 화학항암군 11.8%였다. RAS 변이는 췌장암의 최대 90%에서 나타나는데, daraxonrasib는 이 RAS를 활성 상태에서 직접 막는 first-in-class “RAS(ON) 저해제”다. FDA는 5월 1일 이미 이 약에 확대 접근(expanded access)을 부여했고, 빠른 심사를 예고했다. 이번 결과의 무게는 단순히 “신약 하나”에 있지 않다. 췌장암은 전체 주요 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고, 미국에서만 매년 약 6.8만 명이 진단받고 5.3만 명이 사망한다. 진행성·전이 단계에서 5년 생존율은 3% 수준이라, 어떤 신약도 “생존이 두 배 됐다”는 결과를 내놓지 못했던 영역이다. 임상 책임자 Brian Wolpin 박사는 “이 데이터는 과학자·임상의·환자가 췌장암 치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은 발진(86.3%)이 가장 흔했지만, 시험 중단율은 1.2%로 화학항암제 11.2%에 비해 훨씬 낮았다.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면, daraxonrasib의 등장은 KRAS 표적 치료의 판 자체를 흔든다. 지금까지 KRAS 영역은 Amgen의 sotorasib, BMS의 adagrasib처럼 “비활성 상태(OFF)”의 KRAS G12C에 결합하는 “RAS(OFF)” 계열이 주력이었다. daraxonrasib는 활성 상태(ON)의 KRAS에 직접 붙어, G12 전반에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췌장암뿐 아니라 폐암·대장암 등 RAS가 핵심 드라이버인 거의 모든 고형암으로 적응증이 확장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같은 ASCO에서 Novartis가 액티늄 기반 라디오리간드 신약으로 Pluvicto 후속 데이터를 발표하고, Mineralys가 CKD 환자 혈압 신약 데이터를 내놓는 흐름과 묶어 보면, 이번 ASCO는 “타깃 + 표지 + 전달 방식”의 세 가지 신약 패러다임이 한꺼번에 진화한 무대다. 국내 RAS·KRAS 표적 신약사들에게는 비교 기준이 한 번에 높아진 셈이고, 동시에 “리스크가 검증된 거대 시장이 새로 열렸다”는 기회이기도 하다.

